우리는 현재 무선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거부하지 않는 한은 말이지요. 무선 인터넷을 통해 상당히 많은 양의 정보를 공기 중을 통해 전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를 보내고 받을 수 있는 기기는 전원 코드에 묶여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배터리가 어느 정도의 자유를 허용해 주긴 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는 친숙한 전원 코드의 곁으로 되돌아 와야만 합니다.
하지만 전원 콘센트가 있는 곳에 되돌아 오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언제 어디에 있든지 바로 충전할 수 있다면 어떠할까요? 이것이 바로 공상 과학에서 가져온 듯한 개념인 무선 충천기가 약속하는 미래입니다. 하지만 사실 미래가 되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닙니다. 지금 현재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지금 현재 상황이 어떠한지 살펴본 다음 무선 충전 기술이 성취할 수 있는 일과 없는일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선 충전기는 어떻게 동작하는가
"무선 충전"이라는 용어는 주로 유도 충전을 이야기 할때 사용됩니다. 이 기술은 교류 전기로 자기장을 만들어 내는 충전기를 충전에 사용합니다. 적절한 유도 코일을 가진 기기가 이 충전기의 근처에 위치하게 되면 물리적인 연결이나 전원 코드 없이도 그 자기장으로부터 전기 에너지를 받게 됩니다.
* 참고: 전기와 자기 - 10. 전자기 유도
전원 코드가 없는 전자동 칫솔이나 다른 욕실 관련 기기가 이 유도 충전 기술을 오랜 기간동안 사용해 왔습니다. 자기 유도 방식을 사용한 무선 충전 기술은 전통적으로 낮은 에너지 효율에 더해 충전이 상당히 느리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매일 오로지 몇 분 정도만 사용되는 욕실 관련 기구에 대해선 불리하게 작용되는 사항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유도 충전이 더 안전하기까지 한데 그 이유는 충전 관련 기구들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젖은 손으로 만지신다구요? 걱정할 필요없습니다.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유도 충전은 마법이 아닙니다. 동작을 위한 특정 하드웨어가 필요할 뿐이며, 그 하드웨어가 기기안에 내장되어 있기만하면 됩니다. 주로 자기장 유도를 위한 코일이 주가 되겠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기기는 아직 이러한 유도 충전 코일을 내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유도 충전기를 사용하려면 관련 기기나 어댑터가 해당 장치에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유도 충전의 단점
유도 충전은 자기장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큰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믿을 수 없을만큼 강한 자성이 갖춰지지 않는한은 대체로 아주 짧은 범위내에서만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한편으론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소형 유도 충전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무선 전동 칫솔을 예로 들어볼까요. 칫솔을 충전대 위에 올려 놓으면 아마 충전될 겁니다. 보통 칫솔을 위에 올려둬야 하기 때문에 둘의 접촉이 충전에 어떤 역할을 하리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칫솔과 충전기의 접촉은 실제 충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런 형태의 충전 방식이 채택된 이유는 칫솔을 충전하는데 사용되는 자기장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충전 가능한 범위가 밀리미터 단위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무선 충전기가 가진 자기장은 이러한 범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충전 속도와 효율도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유도 충전을 사용해 기기를 충전해 보면 직접적으로 물리 연결된 경우만큼 충전 효율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문제로는 유도 코일도 있습니다. 유도 코일은 크기가 작은편에 속하고 점점 더 작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요즘의 스마트폰, 태블릿, 울트라북이 가진 여유 공간에 비하면 여전히 상당히 큰 크기를 가진 부품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적으로 해결되어 나갈 문제겠지만 적어도 지금 현 시점에서는 최신 기기에 탑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크기가 큰 상태입니다.
대중에게 다가오고 있는 무선 충전
소비자 가전 제품에서 무선 충전이 단 한번도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공통적인 표준이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기기가 인터넷 데이터 전송을 위해 이더넷 케이블선에 의지해야만 했던것이 그리 오래전 이야기가 아닙니다. 또한 바로 몇 년전만 해도 무선 인터넷은 터무니 없을 정도로 속도가 느리며 제한적이었습니다. 사실 지금처럼 무선 인터넷이 활성화 되기 전까지만 해도 무선 충전은 중요하게 여겨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무선 전력 컨소시엄(Wireless Power Consortium)과 이곳에서 만든 Qi 표준 덕분에 이러한 상황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표준 기술을 정비하고 상황 개선에 나선 것입니다. WPC는 무선 충전을 위한 표준을 만들고자 하는 다양한 기업들에 의해 지원을 받는 산업 조직입니다. 애플을 비롯한 모바일 시장의 모든 강자들이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CES 2012에서 무선 충전 기술을 사용한 여러 시제품과 출시 예정 제품이 공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제품과 틈새 시장을 공략한 제품들이 이제 주류 시장으로 무선 충전기를 끌고와 현실로 만들어 줄것이라 봅니다. 예를 들면, 노키아(Nokia)의 경우 최근 무선 충전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한 새로운 루미아 920 (Lumia 920)을 발표했습니다. 좀 더 가격이 낮은 루미아 820 (Lumia 820)의 경우 옵션 제품을 통해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무선 충전을 위한 미래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확실해 보입니다. WPC 뒤로 산업 전반의 많은 지원이 이어지고 있으며 무선 충전 기술을 시장으로 가져오고자 하는 의지와 열망도 명확해 보입니다. 올해 말과 내년에 무선 충전 기능을 탑재한 추가적인 제품들이 실제로 모습을 드러내어 직접 볼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무선 충전의 미래
현재의 유도 충전은 편리할 수도 있지만, 충전 가능 범위의 부족은 상당한 문제입니다. 충전 가능 범위가 너무 짧다면 혁명이라기 보단 편리함이 부족한 기술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단점이 과연 변할까요? 아마 바뀔겁니다. 무선 전력을 더 멀리, 길게 전달하도록 하기 위한 여러 연구가 현재 진행중에 있으며 목표 달성을 위해 상당히 다양한 인접 기술들이 모두 동원되고 있습니다. 이미 레이저, 마이크로웨이브 전자파와 같은 훨씬 더 강력한 유도 충전 기술들이 좀 더 먼거리에 전력을 전송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안타깝게도 몇 가지 단점들이 광범위한 도입을 방해하고 있지만 말이지요. 예를 들면, 레이저를 이용한 무선 전력 전송의 경우 중간에 닿는 사물을 증발시켜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무선 충전 기술의 돌파구가 어느 회사로부터 마련될지를 예측하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1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전력을 전송하는 전원 기기를 이미 특허까지 낸 상태라고 하니 애플사가 주요 후보사 중 하나가 될지도 모르겠군요. 무선 전력 컨소시엄(WPC) 또한 더 나은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인텔사까지 IDT(Integrated Device Technology)를 사용해 자기 부품을 노트북에 집어 넣은 다음 이걸로 주변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하는군요. 특히, 앞서 계속 언급했던 자기 "유도 충전" 방식이 아닌 "자기 공명" 방식을 사용하도록 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하면 무선 충전기나 충전 매트 위에 일일이 기기를 올려 놓을 필요없이 주변에 있기만 하면 바로 충전이 가능해져 진정한 무선 충전이 눈앞에 실현될 수 있다고 합니다.
혹은 거대한 도약이 이러한 대기업들이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작지만 기술 집약적인 벤처 회사에서 나올지도 모릅니다. 무선 충전 기술 문제의 해결은 창조적인 사고와 막강한 기술적 노하우가 모두 필요한 어려운 기술적 문제입니다. 주요 거대사들이 해결책을 찾아내는 첫번째 회사가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결론
무선 충전기와 무선 충전 기술은 거대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거의 한 세기에 이르도록 이 작업에 열중하게 된 이유일 것입니다. 만일 전선 없이 전력을 전송하는 일이 가능해지게 된다면 일반 가전 제품 뿐만이 아니라, 온 지구상의 인류 전체가 사용하고 있는 기반 시설들을 바꾸고 새롭게 혁신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아쉽게도 우린 아직 거기에 다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가전이 이 분야에 가져온 새로운 관심과 움직임은 분명 이전에 없던 변화를 가져올 겁니다. 아마 편리함을 향한 끝없는 추구와 영원에 가깝도록 이어져 나갈 탐구가 모든 장벽들을 부수고 마침내는 이 모든 기술적 가능성들을 활짝 열어 젖힐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래는 언제나 활짝 열려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