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OS에서 시작해 Windows 95, Windows 98, Windows XP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바이러스의 모습들을 살펴 봤습니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지닌 바이러스가 상당히 많았지요. 파괴적인 바이러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바이러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번 글에선 지금까지 연재했던 글들에 이어 좀 더 다양한 도스 바이러스의 모습을 살펴 보고자 합니다. MS-DOS에 존재했던 독특한 바이러스에는 또 어떤것들이 있었는지 계속해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딧불 도스 바이러스



반딧불 도스 바이러스는 상당히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바이러스 입니다. 컴퓨터를 감염시켜 메모리에 존재하게 되면 상당히 독특한 증상을 만들어 냅니다. 키보드의 Num Lock키와 Caps Lock키, Scroll Lock키의 램프를 차례대로 켜지고 꺼지게 만든 다음 이 동작을 반복해 마치 키보드의 램프가 깜빡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그래서 일까요. 바이러스의 이름도 반딧불(Firefly) 도스 바이러스 입니다. 이 모습이 마치 반딧불이처럼 보이기 때문이겠지요.


이 바이러스는 반딧불처럼 키보드 램프를 깜빡이게 만드는 시각적 효과외에 꽤나 파괴적인 특성도 함께 지니고 있었습니다. 바이러스가 동작되기 시작하면 당대의 유명한 백신 프로그램들을 모두 찾아낸 다음 한 번에 삭제하고 제거해 백신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귀여운 겉모습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지요. 기타 다른 파괴 활동은 전혀 하지 않았지만, 백신을 모두 다 제거해 버린다는점 만으로도 상당히 위협적인 바이러스 였던것 같습니다.



카그조어(Kaczor) 도스 바이러스



카그조어(Kaczor) 도스 바이러스는 하드디스크의 마스터 부트 레코드(MBR) 영역을 감염 시키기 때문에 컴퓨터가 부팅 될때마다 항상 메모리에 상주하게 됩니다. 감염된 파일을 실행 시키지 않더라도 항상 실행된 상태로 메모리에 존재하게 됩니다. 사용자가 감염된 파일을 실행하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컴퓨터만 켜지게 되면 언제나 항상 활동 가능한 상태가 됨을 의미합니다. 상당히 강력한 바이러스라고 볼 수 있겠군요.


1995년 3월 3월일이나 혹은 그 이후 연도의 3월 3일이 되면 어지럼증을 유발시킬 정도로 화면을 마구 흔들어 댑니다. 마치 MS-DOS 화면상에 지진이라도 일어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화면이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자유롭게 도스를 사용할 수 없을듯 합니다. 그래도 Edit.com 텍스트 편집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나면 화면 흔들림 증상이 조금 완화되는 모양 입니다.



AcidPool 도스 바이러스



AcidPool 바이러스는 .COM 실행 파일을 감염시키며 화요일에 동작되도록 설계된 바이러스 입니다. 바이러스가 실행되면 도스를 그래픽 모드로 전환하며 화면에 "CHICKITY-CHECK YO SELF BEFORE YOU WRECK YO SELF! (Chickity - 당신 자신을 망가뜨리기 전에 한 번 확인해 봐라!)" 라는 메시지를 표시합니다. 그리고 사용자의 키 입력이 있을때 까지 기다립니다. 사용자가 특정키를 누르면 물방울이 떨어져 물결이 번져나가는 듯한 상당히 흥미로운 그래픽 효과를 화면상에 표시합니다.



초록색 애벌레(Green Caterpillar) 도스 바이러스



최초 감염으로부터 3개월 뒤에 활동을 시작하는 도스 바이러스 입니다. 사용자가 감염된 파일을 실행하면 바이러스 동작이 시작됩니다. 바이러스가 실행되면 귀여운(?) 초록색 애벌레 한마리가 화면 윗쪽에 나타나 왼쪽에서부터 시작해 오른쪽 방향을 향해 화면을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갉아먹힌 화면은 텍스트가 뒤얽힌채 검은 배경의 삭막한 화면으로 변해 버립니다.



PlayGame 도스 바이러스



PlayGame 도스 바이러스는 12월에 활동을 시작하는 도스 바이러스 입니다. 12월에 컴퓨터를 감염된 컴퓨터를 켜면, 컴퓨터가 부팅됨과 동시에 작은 미니 게임 하나가 강제로 실행됩니다. 사용자는 좋든 싫든 이 게임을 플레이 해야만 하지요. 이외에는 어떤 파괴 작용도 하지 않습니다. 바이러스 치고는 그다지 파괴적이지 않은것 같습니다. 게임도 꽤나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어 보이는군요. 감염과 자기복제의 특성을 제외하면 미니게임 프로그램 이라고 봐도 무방할것 같습니다. 스마일 아이콘이 조금 귀여워 보이는군요.



Hymn 도스 바이러스



Hymn 도스 바이러스는 아마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모양 입니다. 바이러스가 실행되면 러시아 (혹은 소비에트 연방)의 국가를 재생한 다음 저작권(Copyright) 메시지로 화면을 V자 모양으로 덮어 버립니다. 동작이 특별하진 않지만, 문화적 배경이 조금 독특하군요. 바이러스 덕분에 러시아 국가도 들어볼 수 있게 되는군요.




지금까지 MS-DOS의 바이러스들을 좀 더 살펴 봤습니다.

도스 바이러스가 상당히 다양하고 많은데 지면과 시간상의 한계로 모두 다 소개할 수가 없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글에서 다시 한 번 도스 바이러스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음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